떠오른 생각정리

모방과 창조: 고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가장 빠른 성장의 법칙

낭만석이 2026. 7. 12. 15:27

"독창성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위대한 창조는 언제나 위대한 모방에서 시작된다."

모든 초심자는 같은 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역사와 심리학, 교육학이 공통적으로 내놓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미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을 철저하게 따라 하라."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따라 하기'는 단순한 흉내가 아닙니다.

진짜 모방은 고수의 행동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의사결정 기준,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습관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인류의 거의 모든 혁신은 모방 → 이해 → 변형 → 창조라는 동일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1. 왜 모방이 가장 빠른 성장 방법일까?

새로운 것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반면 이미 검증된 사람을 따라가면 수십 년의 시행착오를 압축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이 말한 의도된 연습(Deliberate Practice) 역시 최고의 모델을 기준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입니다.

고수는 목적지가 아니라 최고의 교과서입니다.


①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고수는 이미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 무엇을 해야 하는지
  •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 어떤 선택이 장기적으로 유리한지

모두 검증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방식을 배우는 것은

수십 년의 시행착오를 몇 년으로 압축하는 것과 같습니다.


② 사고방식을 복사할 수 있다

진짜 배워야 하는 것은 행동이 아닙니다.
행동 뒤에 숨어 있는 판단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의 고수를 따라 한다면

❌ "왜 삼성전자를 샀지?"

보다 중요한 질문은

✅ "왜 이 가격에서 샀을까?"

입니다.

더 깊게 들어가면

  • 무엇을 중요하게 봤는가
  • 무엇을 무시했는가
  • 어떤 리스크를 감수했는가

이런 사고 회로 를 이해해야 합니다.


③ 뇌는 모방하도록 진화했다

신경과학에서는 거울 신경세포​의 존재를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뇌 안에서 비슷한 신경회로가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 운동선수는 선수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 화가는 명화를 모사하고
  • 음악가는 거장을 카피하며
  • 투자자는 거장의 투자 기록을 연구합니다.

모방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학습 방식입니다.


2. 성장의 공식 : 수(守) · 파(破) · 리(離)

동양의 무술과 예술에는 수백 년 동안 내려오는 성장 공식이 있습니다.

수(守) → 파(破) → 리(離)

이 세 단계는 거의 모든 분야의 고수들이 거쳐 간 공통된 성장 과정입니다.


① 수(守) : 철저하게 따라 하라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개성을 버리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창의성을 추구하면 대부분 기본기가 부족해집니다.

이 시기에는

  • 글을 그대로 필사하고
  • 투자 일지를 그대로 분석하고
  • 그림을 그대로 모사하고
  • 코드를 그대로 작성합니다.

왜냐하면

기본기는 창조의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초심자의 목표

잘하는 사람이 하는 그대로 해보는 것


② 파(破) : 원리를 이해하고 깨뜨려라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질문이 바뀝니다.

"어떻게?"

에서

"왜?"

로 이동합니다.

예를 들어

  • 왜 이 문장을 썼을까?
  • 왜 이 기업을 샀을까?
  • 왜 이런 디자인를 선택했을까?
  • 왜 이 전략이 성공했을까?

이때부터 형식보다 원리를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고수의 장점뿐 아니라 한계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③ 리(離) : 자신만의 길을 만든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더 이상 누구를 흉내 내지 않습니다.

여러 거장에게서 배운 원리를

자신만의 경험과 철학으로 재조합합니다.

이때 비로소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합니다.

독창성은

모방을 충분히 끝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입니다.


3.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고수를 따라 하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껍데기만 따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을 따라 한다며

콜라를 마시고
연례서한을 읽는다고 해서
버핏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배워야 하는 것은

  • 기업을 바라보는 기준
  • 확률적 사고
  • 장기적 관점
  • 감정 통제

입니다.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봐야 합니다.

고수의 도구가 아니라

고수의 철학을 배워야 합니다.


4. 거장들의 성장 공식

역사를 바꾼 천재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들 역시 누구보다 뛰어난 모방자였습니다.


사례 ① 파블로 피카소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이 표현은 피카소의 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출처는 불분명합니다.)


수(守)

피카소는 어린 시절

벨라스케스,
고야,
엘 그레코의 작품을 수없이 모사했습니다.

기본기만 놓고 보면

당대 최고의 아카데미 화가였습니다.


파(破)

이후

세잔의 공간 분할,

아프리카 조각,

원시미술의 형태를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원근법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리(離)

1907년

《아비뇽의 처녀들》

그리고

입체주의(Cubism)를 탄생시킵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진 회화의 문법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사례 ② 스티브 잡스

많은 사람들이 잡스를 천재적인 창조자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벤치마커였습니다.


수(守)

잡스는

소니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를 존경했습니다.

제품 디자인,
브랜드 전략,
사용자 경험을 철저하게 연구했습니다.

초기 애플 디자인에는

소니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파(破)

이후

바우하우스 철학과

디터 람스(Dieter Rams)의

"Less, but Better"

철학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기존 전자제품의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과감히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리(離)

결국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맥북으로 이어지는

애플만의 디자인 철학을 완성합니다.

애플은 더 이상 소니를 따라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 세계가 애플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례 ③ 레오나르도 다빈치: 자연을 모방하여 미래를 그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흔히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천재로 불립니다.

하지만 그의 출발점은 의외로 '관찰과 모방'​이었습니다.

그는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이라고 믿었습니다.

새의 날갯짓, 물의 흐름, 나뭇가지의 성장, 사람의 근육과 뼈의 움직임까지 수천 장의 스케치로 기록하며 자연의 원리를 집요하게 따라 했습니다.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다."


수(守) : 자연과 거장을 철저히 따라 하다

다빈치는 화가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의 공방에서 수련하며 회화, 조각, 공학, 건축의 기본기를 배웠습니다.

동시에 자연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대로 스케치했습니다.

그에게 모방은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원리를 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파(破) : 분야의 경계를 허물다

다빈치는 회화를 배우면서

  • 해부학
  • 광학
  • 수학
  • 기계공학
  • 유체역학

까지 연구했습니다.

그는 예술과 과학을 하나로 연결했습니다.


리(離) : 예술과 과학을 통합한 새로운 패러다임

『모나리자』의 스푸마토 기법,

비행기와 헬리콥터의 원형이 된 비행기계 설계,

인체 해부도 등은 모두

자연을 깊이 이해한 모방이 창조로 이어진 결과였습니다.

다빈치는 자연을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자연이 움직이는 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례 ④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을 넘어 자신만의 가치투자를 만들다

워런 버핏은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불리지만,

그 역시 처음부터 독창적인 투자자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스승은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이었습니다.


수(守) : 그레이엄을 그대로 따라 하다

젊은 버핏은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를 수백 번 읽었습니다.

그는

  • 저PER
  • 저PBR
  • 순유동자산가치(NCAV)

같은 그레이엄의 투자법을 거의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파(破) : 기업의 질을 보기 시작하다

이후 찰리 멍거를 만나면서 생각이 바뀝니다.

멍거는 말했습니다.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것이 평범한 기업을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낫다."

버핏은 그레이엄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

경제적 해자(Moat),

경영진,

복리 성장까지 함께 보기 시작했습니다.


리(離) : 버핏만의 투자 철학 완성

오늘날의 버핏은

그레이엄도,

멍거도 아닙니다.

그는

  • 코카콜라
  • 애플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위대한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자신만의 철학을 완성했습니다.

그레이엄을 모방했지만

결국 그레이엄을 넘어섰습니다.


사례 ⑤ 마이클 조던: 모방을 통해 농구의 기준이 되다

NBA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마이클 조던 역시

어릴 적부터 자신보다 뛰어난 선수들을 연구했습니다.

그가 가장 많이 연구한 선수는

데이비드 톰슨,

줄리어스 어빙,

매직 존슨 등이었습니다.


수(守) : 최고의 기술을 그대로 익히다

조던은

슛폼,

페이드어웨이,

발놀림,

수비 자세를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반복했습니다.

기본기를 완벽하게 만들었습니다.


파(破) : 자신의 신체 능력과 결합하다

단순한 모방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발적인 점프력,

균형감각,

승부욕,

훈련량을 기존 기술과 결합했습니다.


리(離) :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조던 스타일

결국

페이드어웨이 점프슛,

클러치 능력,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지배하는 플레이는

조던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후 수많은 NBA 선수들이

조던를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역시

"나는 조던을 복사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사례 ⑥ 일론 머스크: 산업 간 모방으로 혁신을 만들다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산업의 성공 원리를 다른 산업에 적용하는 데 뛰어난 기업가입니다.


수(守) : 기존 산업의 성공 사례를 철저히 연구하다

머스크는

자동차 산업,

우주 산업,

배터리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을 깊이 연구했습니다.

특히

도요타의 제조 혁신,

NASA의 우주기술,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를 모두 흡수했습니다.


파(破) : 산업의 상식을 해체하다

그는 질문했습니다.

  • 로켓을 왜 버려야 하지?
  • 자동차는 왜 OTA 업데이트가 안 되지?
  • 배터리는 왜 이렇게 비싸야 하지?

기존 산업의 전제를 하나씩 의심했습니다.


리(離) : 산업을 융합하다

그 결과

SpaceX는

재사용 로켓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고,

Tesla는

자동차를 바퀴 달린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바꾸었습니다.

머스크는 새로운 기술을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산업의 원리를 연결하여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습니다.


거장들이 모두 보여준 공통 공식

분야는 달라도 성장 과정은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인물                                          수(守)                                  파(破)                                               리(離)

피카소 고전 회화 완벽 모사 세잔·아프리카 미술 융합 입체주의 창시
스티브 잡스 소니 디자인 연구 바우하우스 철학 접목 애플 디자인 철학 완성
레오나르도 다빈치 자연과 거장 관찰 예술과 과학 융합 르네상스형 창조
워런 버핏 그레이엄 가치투자 멍거 철학 수용 복리 중심 투자 철학
마이클 조던 선배 선수 기술 습득 자신의 신체 능력 결합 농구의 새로운 기준
일론 머스크 기존 산업 연구 산업의 전제 해체 산업 간 융합 혁신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의 공통점이 '천재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배우는 속도가 누구보다 빠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빠른 학습의 비밀은 놀라울 만큼 겸손한 자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스승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모방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기초를 건너뛰려 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한 모방으로 기본기를 만들고,

깊은 이해로 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

마침내 자신만의 철학을 세상에 더했습니다.

결국 위대한 창조자는 '모방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누구보다 깊이 모방한 사람이었습니다.

5. 투자에서도 똑같다

주식 투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자신만의 투자법을 만들려 하면

대부분 시장에 비싼 수업료를 냅니다.

대신

피터 린치,
워런 버핏,
찰리 멍거,
하워드 막스,
스탠리 드러켄밀러 같은 거장들의 투자 철학을 먼저 배우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만 맹목적으로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가치투자의 장점,
거시경제 분석,
모멘텀 전략,
심리 관리,

리스크 관리까지 함께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성향과 맞는 투자 원칙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투자 철학이 됩니다.


결국 독창성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독창성을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을 만드는 능력"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독창성은

이미 존재하는 최고의 아이디어들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는 능력​
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창의성은 사물을 연결하는 능력이다."


결론 : 모방은 창조의 출발선이다

세상을 바꾼 거장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천재가 아니었습니다.

누구보다 겸손하게 배우는 사람이었고,
누구보다 집요하게 모방하는 사람이었으며,
누구보다 깊이 원리를 탐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더 이상 남을 따라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때부터 세상은 그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방은 복제가 아닙니다.

모방은 최고의 사고방식을 빌려 오는 과정입니다.

창조는 모방을 충분히 끝낸 사람에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고수를 만난다면 그의 결과보다 과정을 배우십시오.

행동보다 사고를 배우십시오.
기술보다 철학을 배우십시오.

그렇게 철저하게 모방한 끝에서, 언젠가 당신만의 이름을 가진 새로운 길이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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